구하라법 제정에 나섰지만 사실상 무산되자 구하라 친오빠가 기자회견을 열고 또 다시 눈물로 호소했다.
22일 구하라 오빠 구호인(31) 씨는 '구하라법'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구 씨는 부모나 친자식이어도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재산을 상속받는 데 제한을 두자는 상속법 개정안인 구하라법이 통과되도록 애썼다.
하지만 제20대 국회 마지막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계속심사 결정이 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구 씨는 기자회견을 열어 구하라법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입장을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구 씨는 어린 시절 아픔을 털어놓았다. 이어 구하라법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꾸준한 관심과 도움을 호소했다.
새로 출발하는 제21대 국회에서 구하라법이 제정된다 해도 구 씨는 소급적용금지의 원칙 때문에 이 법의 적용을 받을 수는 없다.
남매를 버린 구 씨 친엄마가 구하라 재산의 절반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구 씨가 이토록 애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우리 가족처럼 슬픈 삶을 살아온 분들을 위해 꼭 법이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구 씨는 "내 동생 구하라의 이름처럼 많은 분을 구해주는 법이 되길 원한다"라며 눈물을 터트렸다.
다음은 구 씨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입장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 구하라 친오빠인 구호인입니다.
우선 21대 국회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기로 약속해주신 서영교 의원님께 이 자리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들의 친모는 하라가 9살, 제가 11살 될 무렵 가출하여 거의 20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기간 동안 아버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국으로 전전하였고 저희들은 할머니와 고모의 보살핌 속에 서로를 의지하며 어린시절을 함께 보내며 자랐습니다.
저희들에게는 엄마라는 존재가 없었다기보다 엄마라는 단어가 아예 없었습니다. 부를 수 없는 단어였기 때문입니다.
하라는 겉으로는 항상 씩씩하고 밝은 동생이었지만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외로움을 많이 탔습니다.
저는 그런 하라를 보며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동생 모습이 곧 제 모습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라는 평생을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트라우마와 친모에 한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과 싸우며 살아왔습니다.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 아쉬움, 그리움을 자주 토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하르는 2019년 11월 24일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치르던 중 친모가 갑자기 장례식장을 찾아왔습니다.
우리 가족들의 항의에도 친노는 녹취하고 조문 후 연예인들과 인증샷을 남기려 하는 등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연예인들과 인증샷을 남기다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친모 측 변호사들이 내게 찾아와 하라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의 절반을 요구해왔습니다. 우리를 버린 친모의 무리한 요구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구하라법이 입법돼도 소급적용금치원칙상 저희 가족들이 진행하는 상속재산분할 사건에는 개정된 법이 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하라법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유는 어린 시절 외로움에 고통받았던 우리 가족 비극이 우리 사회에서 더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랑하는 동생 하라의 이름이 우리 사회를 보다 보편적 정의와 인륜에 부합하는 곳으로 바꾸는 데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구하라'라는 이름처럼 우리 가족같은 슬픈삶을 살아왔던 많은 분들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입법 청원을 했습니다.
평생을 슬프고 외롭고 아프게 살아갔던 동생을 위해 어떻게 보면 제가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하라를 사랑하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