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의 한 농막에서 잠을 자던 소방관 2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졌다.
28일 오전 8시쯤 강원 춘천시 북산면 추전리 한 주택에서 소방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주택 주변 간이 황토방에서 홍천소방서 소속 소방위 A(40) 씨와 소방장 B(44) 씨가 숨진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와 B씨는 화목보일러에서 유입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A씨 등 같은 소방서 소속 119구조대원 8명은 비번일을 맞아 친목 도모를 위해 전날 오후 2시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동료 직원의 부모님 집을 찾았다.
이들은 자정쯤 모임을 끝낸 후 A씨와 B씨는 주택 주변에 따로 지은 간이 황토방에서 잠을 청했으며, 나머지 6명은 주택에서 잤다.
그러나 간이 황토방에서 잠을 청한 A씨와 B씨는 다시 눈을 뜨지 못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샌드위치패널과 황토벽돌로 지어진 7㎡ 남짓한 간이건물로 난방용 화목보일러가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화목보일러에서 유출된 일산화탄소(CO)에 중독돼 이들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택에서 하룻밤을 보낸 6명은 건강에 이상은 없으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검진을 받았다.
동료 소방관들은 “두 대원은 구조대에서 자기 앞가림을 확실하게 하며 묵묵히 일하던 훌륭한 대원들이었다”며 “예상치 못한 사고로 황망하게 떠나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숨진 A씨의 부인도 강원도 내 다른 소방서에 근무 중인 소방관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소방관의 피부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때 나타나는 선홍색 반점이 발견됐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정밀 감식을 벌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탄소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흡입하면 뇌 등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중추신경계가 마비되고, 심할 경우 목숨을 잃게 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황토방 시설 관리·점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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