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보건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깜깜이 감염"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깜깜이 감염이 제일 싫다며 방역당국이 갖고 있는 '고충'을 털어놨다.
깜깜이 감염은 역학조사에서 감염원인이나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오리무중인 상황을 말한다.
정 본부장은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 마무리 발언에서 “보건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사실 깜깜이 감염”이라고 말하며 최근의 고충을 에둘러 내비쳤다.
정 본부장은 “이런 깜깜이 감염이 위험한 것은 (코로나19) 취약계층인 고령자나 기저질환(지병)자 등에 전파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특유의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다음 영상 36분 48초부터)
정 본부장이 방역 당국이 직면한 난제로 '깜깜이 감염'을 꼽은 이유가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2주(지난달 21일~이달 4일) 사이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507명 가운데 감염원을 파악하기 힘든 환자는 45명(8.9%)이나 됐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4월 22일∼5월 6일 2주간의 6.3%(확진자 112명 중 7명)보다 높아진 수치다.
또 정 본부장은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밀폐된 환경에서 또 다른 대규모 유행이 일어났을 때 이를 뒤늦게 발견해서 방역 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때로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하는 방역당국 책임자로서의 우려와 고민을 드러낸 것이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는 특성 때문에 완전한 퇴치는 어려워 현재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가능한 수준으로 최대한 억제하면서 유행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국내 위험상황과 위험도를 평가해 때로는 강화되고 때로는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를 일상생활 속에서 통제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