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한 파출소에 마스크를 기부한 20대 장애인 남성의 사연이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면서 시민들의 마스크 기부가 줄을 이었다.
지난 3월 13일 오후 4시 28분경 부산 강서구 신호파출소 앞에 한 20대 남성이 노란 봉투를 들고 나타났다.
이 남성은 노란 봉투를 파출소 입구에 슬며시 내려놓더니 그대로 도망치듯 사라졌다.
근무 중인 경찰이 나와서 봉투 내용을 확인해보니 마스크 11장과 사탕, 손편지 한 장이 들어있었다.
자신을 근처 직장에 다니는 3급 지체장애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편지에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가 많아서 조금 나누려고 한다. 부디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보니 저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 너무 적어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또 "위험할 때 가장 먼저 와주고 하는 모습이 멋지고 자랑스럽다"며 경찰관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마스크는 여러 종류가 섞여있었다. 경찰은 평소 한두 장씩 모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처음 이 기부 받은 마스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현장에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 위해 기부받은 마스크와 경찰관들이 추가로 기부한 마스크, 여기다 손 소독제를 보태 관내 복지센터에 전달하기로 했다.
또 ‘착한 마스크 기부’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산지역의 다른 곳에서도 지구대와 파출소 등에 마스크를 두고 가는 마스크 기부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15일 낮 12시 50분쯤에는 40대 남성이 사하구 장림파출소를 방문해 “평소 고생하는 경찰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마스크 61매를 기부했다.
이날 오전 1시 30분쯤 부산 동래구 충렬지구대에는 한 시민이 마스크 48매와 간편 식품을 놔두고 갔다.
같은 날 오전 10시쯤에는 수영구 광민지구대 출입문에 한 여성이 수제면 마스크 11장이 든 비닐봉지를 놓고 사라졌다.
경찰은 파출소와 지구대에 보내준 마스크를 최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마스크 나눠 쓰기 운동’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시민들이 기부한 마스크 전량을 소외계층 등에게 전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