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배구 V리그로 11년 만에 돌아온 세계적 거포 김연경(32·흥국생명)이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연경은 "이제 흥국생명의 김연경으로 인사하게 됐다"며 "11년 만에 복귀해 많은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가 크며 팬들에게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히 주목 받은 부분은 김 선수의 연봉이었다. 김연경은 20억 연봉을 한참 낮춘 3억 5천만원선을 받고 흥국 생명으로 돌아왔다.
김연경은 지난 6일 흥국생명과의 연봉협상 끝에 3억5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복귀를 결정했다.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연봉 약 20억 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의 연봉이다.
김연경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국내 복귀가 경기력 유지에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국내 유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다 보니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봉과 옵션을 포함해 최대 6억5000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흥국생명의 샐러리캡(연봉총상한액·23억원) 운영에 숨통을 트여주고자 연봉 3억5000만원만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억 원은 후배 선수들의 연봉 책정에 반영하라는 배려인 것이다.
김연경은 "많은 세계의 세계 에이전트들과 다른 구단 관계자들이 제 연봉을 보고 놀라더라. 그러나 마지막이 될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며 “후배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된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가세로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아니냐'는 팬들의 전망이 우세하다는 질문에 "스포츠가 쉽지 않고, 말만큼 쉬우면 우승할 것"이라며 "모든 팀이 상당히 강하기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연경의 복귀로 국내 프로배구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흥국생명은 이날 그에게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전달했다. 흥국생명은 10번을 김연경의 상징으로 여겨 지금까지 결번으로 뒀고, 이날 주인에게 돌려준 셈이다.
2005-2006시즌 신인상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한 김연경은 3년 내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2007-2008시즌)에 선정됐고 챔피언결정전 MVP도 3회(2005-2006시즌·2006-2007시즌·2008-2009시즌) 수상했다.
2010년 일본 V리그에서 감투상, 2012년 유럽챔피언스리그 MVP, 2016년 유럽챔피언스리그 베스트 아웃사이드 스파이커에 선정되는 등 부동의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