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미국의 인종차별 철폐 시위를 지지하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현수막이 이틀 만에 철거됐다.
이에 로이터통신, 포춘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기 때문”이라고 15일(현지 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자 미 전역과 전 세계의 반인종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으며, 이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현수막을 지난달 25일(미국 시각) 내걸었다.
이 현수막 뿐만 아니라 동성애 등 다양한 성애를 포용한다는 뜻의 무지개 현수막도 걸렸다.
그러나 해당 현수막 2개는 15일 철거되고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기념하는 다른 현수막으로 교체됐다.
Brushes this under the carpet after 2 days... https://t.co/Z23eIMORF8 pic.twitter.com/2fCBYZ02S2
— Raphael Rashid (@koryodynasty) June 16, 2020
현수막이 철거된 후 윌리엄 콜먼 주한 미국대사관 대변인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현수막을 게양한 이유에 대해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연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콜먼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의 의도는 특정 단체에 대한 기부를 지지하거나 장려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미국 납세자들의 돈이 그러한 단체에 혜택을 주기 위해 사용됐다는 잘못된 인식을 피하기 위해 해리스 대사는 현수막을 철거할 것을 지시했다. (현수막을 내리는 행위는) 현수막을 올리는 것으로 표현한 원칙과 이상을 결코 약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비쳐지자 부담을 느끼고 해당 현수막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주한 미국대사관에 내걸린 현수막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