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숙현 선수의 다이어리에는 그토록 원한에 사무쳤던 여섯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최근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작은 수첩을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이 작은 수첩을 故최숙현 선수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다이어리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그 안에 대한 내용 또한 공개했다.
다이어리에는 안타까운 글귀가 적혀 있었다. 최 선수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는 다이어리의 질문에 "원수는 두 명 이상이다. 경주시청 선수들이다. 장윤정, 김규봉, 이광훈, 김정기, 김주석. 내 인생과 기억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최 선수가 남긴 이름들은 그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게 한 가혹행위 당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최 선수는 경주시청 소속 철인3종 선수로 활동하다가 가혹행위에 지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어 최 선수는 '내가 아는 가장 정신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이 질문에는 백번 물어도 똑같은 답이다. 장윤정과 김규봉 감독, 김정기, 김주석이다. 이광훈은 좀 바뀐 것 같기도"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날 청문회에는 최 선수가 언급한 '원수'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았다. 단 한 명이 자리했다. 김정기에서 개명한 김도환 선수였다. 이 의원은 "가해자들이 죄를 인정하고 사죄하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김도환을 제외하고 다 불출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