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설리의 일기장과 그 내용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지난 10일 MBC 교양 프로그램 '다큐 플렉스'는 故설리의 이야기를 재조명하며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주제를 다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故설리가 개인적으로 작성하던 일기장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일기에는 설리의 과거 행복과 불행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설리는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자신에 대해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자신에게 "시커멓고 못생겼다. 주변 사람들이 다 보고 속으로 이런저런 평가를 할 것이라는 게 부끄럽고 창피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설리는 "어렸을 때 상처가 정말 오래오래 가슴 속에 남아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난 무한한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다. 잘못한 게 없는데 날 떠난 아빠, 내가 잘못하고 말썽 피우면 엄마마저 떠나버릴 거 같아서 늘 나 자신은 없었고 엄마 의견에 찬성하고 따랐다"라고 적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14년의 일기였다. 설리는 "다른 말도 다 필요 없고 나중이 어떻든 누가 뭐라든 상관없고 난 지금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라면서 "너무 행복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기억하고 싶고 사소한 것 하나도 세세하게 느끼고 싶다"라고 행복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최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과거 설리는 최자와 연인 관계였다. 설리는 최자에 대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면서 "하나하나 소중하고 아낀다. 어떻게 하면 이토록 사람이 순수하며 착하고 계산적이지 않으며 똑똑하고 영리하고 든든하고 포근할 수 있을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안타까웠던 것은 설리의 엄마가 당시 연애를 반대했다는 점. 설리 엄마는 열애설 당시를 회상하며 "오보라고 생각했는데 설리가 사실이라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3살 많은 남자를 만나는 건 노는 문화, 술 문화, 음식 문화, 대화의 패턴 등 모든 게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과정이 다 없어진 것"이라며 "설리는 내가 자신의 남자친구를 허락하지 않으니까 화가 많이 났다. 그 뒤로 얼굴도 거의 못 봤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