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말을 조심해야 한다. 한 마디에 벌금을 내야할 수도 있다.

최근 부하직원에게 '확찐자'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유죄를 선고 받은 공무원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청주지법 형사22부(오창섭 부장판사)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청주시청 공무원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 3월 청주시청 비서실에서 타부서 부하 여직원인 B씨에게 “확찐자가 여기 있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모욕감을 느꼈다는 이유로 A씨를 고소했다. 당시 비서실에는 다른 공무원 10여명 또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확찐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생겨난 신조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줄이게 되자 살이 급격하게 찐 사람을 향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친분이 없던 팀장이 외모를 비하하는 행동을 해 모욕감을 느꼈다"라고 진술했다.

A씨는 중앙일보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전날 헌혈하면서 간호사와 나눈 '확찐자'라는 단어가 재미있었다"면서 "당시 자리에 있던 친한 팀장에게 그 내용을 이야기한 것을 B씨가 오해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각기 달리 생각했다. 경찰은 모욕죄로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직장의 부하 직원에게 이런 말을 한 것은 모욕에 해당한다며 재판까지 넘겼다.

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배심원 7명은 모두 무죄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죄가 인정된다며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A씨는 결과에 불복해 즉각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