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주와 결혼하는 약혼남은 인생역전이라고 할 만 하다.
일본의 마코 공주가 결혼을 한다. 일본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후미히토 왕세제는 자신의 55번째 생일 맞이 기자회견에서 장녀 마코 공주와 일반인인 고무로 게이의 결혼을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후미히토 왕세제는 현재 나루히토 일왕의 친동생으로 왕위 계승 서열 1위다.
후미히토 왕세제는 기자회견에서 "헌법에도 결혼은 양쪽의 합의를 기준으로 한다고 돼 있다"라면서 "본인들이 정말 확고한 의지가 있으면 부모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인해 8년 동안 교제해왔던 마코 공주와 약혼남 고무로 게이의 결혼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마코 공주는 국제기독교대학(ICU) 재학 당시 동기였던 고무로씨와 만나 2012년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이들은 2019년 9월 결혼을 발표했고, 결혼식 날짜를 2018년 11월로 잡았다. 하지만 고무로가 해외 유학을 떠나는 등 변수가 생기자 일본 왕실은 2020년으로 결혼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2년 동안 장거리 연애를 이어왔고 이 결혼에 그다지 탐탁치 않아했던 후미히토 왕세제도 결국 최종적으로 결혼을 승낙했다. 후미히토 왕세제는 "결코 많은 사람들이 납득해 기뻐하는 상황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형태로 할 필요가 있다"라고 결혼에 대해 이야기했다. 썩 좋아하는 눈치는 아닌 셈이다.
이 결혼으로 인해 일본에서는 마코 공주가 받게 될 지참금 성격의 '일시금'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왕실 규정에서는 왕실 여성이 일반인 남성과 결혼을 하면 왕족의 지위를 잃게 된다. 다만 품위 유지 명목으로 받게 된다. 왕족으로 생활할 때 국가에서 받는 연간 예산의 10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된다.
따라서 마코 공주는 올해 약 1,525만엔의 예산을 배정받았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1억 6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렇다면 마코 공주가 결혼을 하면서 일시금은 최대 16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여성 왕족에게는 지금까지 상한액이 지급돼 왔다고. 마코 공주 역시 상한선에 맞춰 전액을 지급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일시금은 전액 국민들의 혈세로 지급된다. 일본 왕실 관계자는 "왕실의 사람들은 공적인 활동에 전념하는 입장에서 민간에서 일하기 위한 직업적 기능을 연마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부동산 등 재산도 가지고 있지 않고 사회에 나가는 몸으로서 결코 비싼 액수는 아닐 것"이라고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쉽지 않다.
특히 마코 공주의 약혼자 고무로 케이가 과거 빚에 시달린 '전적'이 있기 때문에 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18년 일본 왕실이 이들의 결혼을 연기할 때 한바탕 논란이 있었다. 고무로의 모친이 남편과 사별한 뒤 사귀던 남성에게 돈을 빌렸고 이를 갚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 그래서 일본에서는 심심치 않게 "결혼으로 인생 역전"이라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