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라톤. 42.195km 중 37km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선수는 브라질 대표였던 반데를레이 데 리마였습니다. 이 때까지 2위와의 거리 차이는 대략 300m로 금메달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사건이 터집니다.
당시만 해도 정체 모를 한 아일랜드 관종에게 습격을 당한 것이죠. 리마는 이 팬(?)에 깔려 넘어졌고 이후 급격히 페이스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마라톤 특성이 그렇다네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종목이기에 한번 리듬이 깨지면 그 리듬을 되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그렇지만 다시 달리기 시작하는 리마.
선두를 빼앗깁니다.
그럼에도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리마. 이렇게나 기뻐합니다.
동메달 획득. 이 표정은 '찐'입니다.
경기 후 그는 "관중 난입이 없었다고 해도 1위를 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라며 "금메달 보다 값진 동메달이다. 영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질 육상연맹 측은 아테네올림픽조직위원회에 금메달 공동 수상을 강력 요청했으나 정작 리마는 "내 메달을 놓고 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죠. IOC는 그런 리마에게 페어플레이를 상징하는 쿠베르탱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아일랜드는 정부 차원에서 리마에게 사과했고 리마는 이 관종을 용서합니다. 진짜 대인배죠.
그리고 리마는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식에서 마지막 성화 점화 주자로 나오며 올림픽 정신의 상징처럼 평가받게 됩니다.
한편 그 아일랜드 관종은 어땠을까요.
이름은 코넬리우스 호런. 종말론자였다고 하네요. 심판의 날이 가까워지고 있고 예수의 재림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리마를 습격했다고 털어놨습니다.
1년 뒤 F-1 습격, 이후 윔블던 테니스, 럭비, 크리켓 경기장 등을 잇달아 습격. 답 없네요.
[출처]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