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성에게는 그 카톡 메시지 하나가 정말 인생을 뒤바꾼 것 같다.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준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혐의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새벽 사이에 제주 시내 한 공영주차장에서 차량 조수석에 잠들어 있던 22세 여성 피해자 B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A씨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A씨의 항변은 이랬다. B씨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 하에 이뤄졌다는 것. 하지만 B씨의 진술이 있기에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A씨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 등장했다. 바로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재판부의 설명을 보면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B씨의 진술에 따르면 B씨는 실눈을 뜨면서 A씨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그리고 A씨가 성폭행을 하려고 하자 용기를 내 '왜 동영상을 찍었냐'라고 항의했다.

재판부는 일단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성폭행 행위 그 자체에 항의하지 않고 그 이전에 촬영된 동영상에 대해서만 항의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다른 증거도 있었다. 사건 당일 오후 피해자 B씨는 카카오톡으로 A씨에게 'ㅋㅋㅋㅋ에후. 오빠 영상 앨범에만 있었던 거 맞지?'라고 보냈다. 이 카카오톡 메시지는 B씨가 성관계에는 동의했지만 동영상 촬영에만 항의했다는 A씨의 주장에 더 부합된다는 판단을 내리게 했다.

결국 이렇게 A씨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