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비판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한 의대생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유퀴즈'에는 수시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의과대학 6곳을 붙었다고 하는 출연자가 등장했다. 그는 신재문 씨로 의대 합격 꿀팁을 전수하기 위해 방송에 나왔다.

그는 의대 합격 비결 중 하나로 생활기록부를 꼽았다. 신 씨는 "자소서가 중요하다.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는 게 입시에 중요하다"면서 "공부 잘하는 친구는 이 세상에 많다. 왜 자기가 특별한지, 그 학교에 왜 뽑혀야 하는지 어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신 씨는 의료봉사로 진로 적합성을 살려 215시간의 봉사활동을 했고 수학 올림피아드 4등과 같은 대외활동 기록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신 씨의 올림피아드 성적은 한국이 1등으로 올라서는데 기여했다고.

하지만 논란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터졌다. MC 유재석은 신 씨에게 "전교 1등이었겠다"라고 감탄하자 그는 "아니다"라면서 "학점제인 고등학교를 나왔다. 전교 1등은 아니었고 3등이었다"라고 답했다. 알고보니 그가 나온 고등학교는 바로 경기과학고등학교였다.

이 점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과학고 취지와 달리 의대로 많은 학생들이 진학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해당 출연자 섭외가 부적절했다는 지적.

실제로 과학고는 일반고와 비교해 학생 1인당 연간 500만원 가량의 교육비가 세금으로 더 지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경기과학고등학교는 국가 지원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른 과학고보다 학비가 저렴하다고.

특히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영재학교로 학생이 수강신청을 통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고 논문, 연구활동 등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차별화된 스펙을 쌓을 수 있어 입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신 씨는 이를 이용해 의대에 간 것이다.

현재 경기과학고등학교는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 계열로의 대학진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모집요강에 따르면 금지된 학과에 지원할 경우 재학 중 받은 장학금을 회수하고 교직원은 학생에게 어떠한 추천서 작성도 해주지 않는다. 

물론 신 씨가 위법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학교가 모집요강을 변경할 정도로 민감한 부분이다. 이를 방송까지 출연해 다뤘다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