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갑작스럽게 사망자가 폭증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던 대만이 이틀 동안 무려 12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는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혀 아니다. 대만의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추위다.
대만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북극발 한파가 대만까지 내려와 7일 오후 7시부터 48시간 동안 무려 12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우리나라가 굉장히 추운 이유가 북극에서 출발한 한파 때문이다. 이 북극발 한파가 대만에도 영향을 미친 것.
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의 대다수는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던 노인 환자들이었다. 이들은 한파로 혈관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노숙자 한 명도 추위로 인해 동사했다. 동부 화롄 지역에서는 절도사건 조사 중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하다가 추위로 인한 쇼크로 사망했다.
여기에 사고도 여럿 있었다. 눈이 쌓인 해발 3,150m의 허환산에 구경을 갔던 3세 아이와 한 명의 성인이 호흡곤란 등 고산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고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빙판길 사고도 잇따랐다.
대만은 이로 인해 초비상이다. 대만 중부 난터우의 위산 기상관측소에는 현재 직원들이 추위에 떨면서 고립돼 있다. 이곳의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내려갔다. 당국은 핫팩 등 추위를 이길 만한 보급품을 담아 공급할 예정이다.
대만은 지금까지 코로나19 방역을 잘한 나라로 평가받아 왔다. 코로나19 실시간 집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12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7명 뿐이었다. 대만의 인구가 2,400만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 적은 수치다.
대만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내렸다. 코로나19 발병 초기인 3월 이후 전면적인 봉쇄정책을 펼쳤다. 관광객을 받지 않고 만일 해외에서 누군가 입국할 경우 2주 동안 엄격한 감시 속에서 격리됐다. 이는 대만 사람이어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초기에는 강한 조치에 반발도 있었지만 이는 곧 적은 코로나19 확진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대만이 날씨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는 통제할 수 없었던 것. 특히 대만은 아열대 기후에 속하기 때문에 대부분 날씨가 덥다. 여름의 평균 온도는 32도고 겨울의 평균 온도는 15도다. 겨울에는 제법 비가 자주 오지만 평균적으로 따뜻한 날씨다.
따라서 대만의 집에는 난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오히려 냉방시설을 더 많이 갖추고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대만의 추위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대만 중앙기상국은 이 한파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국민들의 추위 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