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평가받는 검색 포털사이트인 구글이 김치의 본고장이 어디인지 혼동하고 있다. 얼마 전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김치의 기원을 묻는 검색에 정확한 답변을 좀처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이라고 할 때도 있었다는 것이 문제다.
구글은 무언가를 검색했을 때 정확한 정보를 안내하기 위해 '추천 스니펫'이라는 기능을 사용한다. 구글 검색창의 최상단에 네모난 상자 안에 설명되어 있는 것이 추천 스니펫이다. 이는 구글의 알고리즘을 통해 찾은 결과 이 정보가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구글에 'Kimchi Origin Country(김치의 본고장)'를 검색하면 구글은 추천 스니펫에 김치의 기원이 한국이라고 설명한다. 영어판과 한국어판 모두 동일하다. 영어판의 경우 '김치는 한국의 고유하고 전통적인 발효음식이다'라는 설명을 띄워놓는다. 한국어판도 비슷하다. '김치는 3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한국의 전통 음식이다'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추천 스니펫'이 아니라 '지식그래프'로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식그래프'는 추천 스니펫 대신 직접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구글의 기능이다. 여기에서는 구글이 김치의 기원에 대해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답변한다. 다만 한국은 연관검색어에 해당될 뿐이다.
이후 한국 시민단체인 반크가 구글에 꾸준히 항의 메일을 보내면서 구글은 김치의 기원을 중국으로 설명하는 지식그래프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글은 삭제에 그쳤을 뿐 김치의 기원을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적극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중국 눈치'를 본다는 것.
중국이 김치를 노리는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 얼마 전 중국은 자신들 주도한 김치산업 국제표준이 국제 표준단체인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최종 인가를 받았다. 중국 주도로 김치산업의 6개 식품 국제표준을 제정한 것.
중국 매체인 환구시보는 국제표준 인가를 받은 것에 환호하는 분위기였다. 이 매체는 "이번 인가로 중국의 김치 산업은 국제시장에서 기준이 됐다. 중국의 김치 산업에 대한 기술 표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김치 종주국인 한국의 굴욕"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UN 주재 중국 대사인 장쥔은 자신이 직접 김치를 담그며 홍보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게시하기도 했다. 사진에서는 장쥔 대사가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를 담근 다음 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창 김치 공정 논란이 나온 가운데 등장한 사진이라 시선이 모아질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