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혈전이 생성되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당 사례가 나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다름아닌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직접 밝힌 것이라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생성에 대해 "현재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 사례는 없다"라면서도 "사망사례 중에서 한 건 정도가 부검 소견이 보고된 게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 예정이다. 아직 공식적인 부검 결과가 보고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청장의 말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에 혈전이 등장했고 사망했다는 것. 해당 환자는 60대 여성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혈전 사례에 대한 확인을 미뤄왔지만 결국 정 청장의 발언을 통해 공개됐다.
이후 질병관리청은 브리핑을 통해 사망한 여성이 혈전이 아니라 흡인성 폐렴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히면서 백신과의 인과 관계는 없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대한민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만 65세 이상에게도 확대했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접종을 중단하고 있다. 계속해서 혈전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예방적인 차원에서 조치한 것. 따라서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정 청장의 발언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예정이다.
16일 미국 CNN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 20개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접종 중단 조치를 내렸다. 유럽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본사가 있는 영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는 전면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이탈리아·오스트리아·루마니아·룩셈부르크·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특정 제조 번호를 가진 배치에 대해 접종을 일시 멈췄다.
독일·프랑스·스페인도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하고 발표했다. 독일은 자국 내에서 이 백신 접종 후 혈전 현상이 확인돼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 국가는 18일 유럽의약품청(EMA) 발표에 따라 최종 사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가 접종 시작 시기를 늦췄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만회분을 들여온 태국은 유럽에서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2일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심층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혈전 가능성을 부인해오던 아스트라제네카는 14일 공식 성명을 내고 "1700만 명의 접종자를 조사한 결과 폐색전, 정맥혈전증, 혈소판 감소의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접종자가 혈전 등의 증상을 보일 확률은 자연 발생 확률보다 낮다"며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