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정황이 좀 더 자세하게 드러났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직권조사 결정문' 전문을 통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정황이 드러났다. 인권위의 직권조사 결정문은 총 59쪽이고 박 전 시장이 피해자 A씨에게 어떤 내용의 성추행을 했는지 나와있다. 이 결정문에는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2월까지 A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밤 늦은 시각에 그는 메시지를 보냈다. 박 전 시장은 이러한 메시지를 보낼 때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했다. 텔레그램은 보안성이 뛰어난 메신저로 유명하다.
박 전 시장은 2019년에 밤 9시가 넘은 시각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혼자 있냐"라면서 "너네 집에 갈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피해자의 친구인 B씨가 직접 봤다고 인권위에 진술했다. 또한 "지금 방에 있어? 늘 내 옆에서 알았지? 꿈에서는 마음대로ㅋㅋㅋ"라는 메시지 또한 보냈다.
그리고 박 전 시장은 A씨에게 "OO이 신랑 빨리 만들어야지"라면서 "그러나 저러나 빨리 시집 가야지, 내가 아빠 같다"라거나 자정 쯤에 "우리 OO이 안데려가는 남자가 있다니 이해가 안가, 세계 최고의 신붓감인데" 메시지 또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참고인의 진술을 토대로 이런 내용을 결정문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월에는 박 전 시장이 밤에 "뭐해?"라면서 "향기 좋아, 킁킁"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러닝셔츠만 입은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피해자 A씨가 서울시청 복도에서 C씨에게 "내가 봤을 때 조금 우려되는 것이 있다"라면서 보여준 내용이었다. 이 또한 C씨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참고인들은 과거 A씨가 자신들에게 한 이야기 또한 털어놓았다. 2020년 1~5월 사이에는 A씨가 "시장님이 서재에서 스킨십을 시도했고 손을 잡아달라고 해서 뒤에서 내밀었다"라거나 "시장님이 나를 여자로 보는 것 같다. 오침 시간에 깨우러 들어갔을 때 안아달라고 해서 거부했는데도 안아달라고 했다"라고 토로한 것을 들었다고.
또한 인권위가 확보한 피해자 A씨의 2020년 5월 정신의학과 상담 기록에는 박 전 시장이 A씨에게 '냄새가 맡고 싶다'거나 '오늘 몸매가 멋있다. SEX를 알려주겠다. 네가 남자를 몰라서 결혼을 못한 거다', '집에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나 별거 중이야'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악몽을 꿨다는 A씨의 진술이 담겨 있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정신과 상담 기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고소를 결심한 이후에 작성됐고 박 전 시장의 진술을 청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성관계 방법을 설명하는 메시지 또한 이를 보거나 들은 참고인이 없고 내용이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구되지 않아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적었다.
이 내용은 지난 1월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성 관련 사건의 결정문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다'라는 내부 지침에 따라 비공개 처리됐다. 그리고 최근 피해자 측에 전문을 보냈고 이는 조선일보 등 일부 매체들이 입수해 해당 내용을 보도해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