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아이돌그룹 '갓세븐'의 중국 출신 멤버 잭슨이 '신장면화' 논쟁의 전면에 서면서, 그를 2년만에 홍보모델로 재발탁한 신세계면세점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잭슨이 중국과 서방국가들간 벌어진 '신장면화' 논쟁에서 중국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시점, SNS에 게시됐던 그의 사진을 내리면서 잭슨과 '손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3월 잭슨과 홍보모델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잭슨의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사진들은 지난달 말 사라졌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온라인판인 '글로벌타임즈'는 지난달 31일 "신세계면세점이 홍보 모델 잭슨 왕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모두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즈는 잭슨에 대해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와의 관계도 끊는 등 신장면화를 옹호하고 나선 많은 (중국) 연예인 중 한 명"이라고 소개했다.
'신장면화' 논쟁은 중국 인사들의 이른바 '하나의 중국' 애국운동과 겹쳐지며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다.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 글로벌 패션·스포츠 브랜드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현지의 '강제노동'에 대한 우려로 신장의 면화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잭슨을 비롯한 중국 유명 연예인들이 브랜드와의 계약 관계를 끊고 이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나섰다.
글로벌타임즈는 이에 대해 "왕이보, 잭슨왕 등 중국 유명인사 30여명이 신장면화 반대 논란에 대해 (중국) 지지의사를 표하기 위해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과의 관계를 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웨덴 패션 유통업체 H&M이 중국 시장에서 꽤 많은 돈을 벌고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서 나가라'는 중국 네티즌들의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신세계면세점 또한 잭슨 사진 삭제 논란에 직면하며 중국 현지에서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에 대해 '오비이락'이었을 뿐, 잭슨과의 계약관계를 끊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장면화 논란이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인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처지에 처한 모습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홍보 스케쥴상 잭슨의 사진을 다른 홍보 사진으로 교체한 시점에 신장면화 논란이 불거지며 뜻하지 않은 이슈에 휩싸인 것"이라며 "곧 추가 촬영을 거쳐 다른 사진을 게시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잭슨과 계약을 해지할 계획은 현재까진 없다"면서도 "논란이 커지면서 어떻게 입장을 정해야 할지, 잭슨이 한국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진 인사도 아니라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