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경찰서에서 인신매매 조직을 소탕하겠다면서 젊은 여성 경찰관들을 성매매 여성으로 위장하게 한 뒤 성추행한 남성 경찰관들이 법정에 서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의 전·현직 여성 경찰관 네 명이 남성 상사들로부터 성추행 당했다며 이들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소장에 따르면, 해리스카운티 경찰서는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 조직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2019년부터 여성 경찰관 4명을 함정수사 요원으로 잇따라 선발했다.
이들의 첫 임무는 가짜 '총각파티'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남성 상사들은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면서 성매매 여성으로 위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함정수사 훈련에도 야한 옷을 입고 참여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상사들로부터 음주를 강요당하고 성추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소송에 나선 여성 경찰관 A씨는 상사였던 크리스 고어 경관이 자신에게 야한 옷을 사라고 지시한 것은 물론이고, 그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낼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사진을 받아 본)고어 경관이 그 옷은 충분히 자극적이지 않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고어 경관은 가짜 총각파티에 참석한 A씨의 허락 없이 만지고, 키스하는 것을 반복했다. 두 번의 작전에 참여한 A씨는 "이 팀에서 내보내 달라고 요청했으나 조롱과 폄하를 받은 후에야 받아들여졌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남성 경찰관들은 음란한 분위기의 댄스파티를 열고 여성 경관의 속옷을 벗기고 추행하는가 하면, 단합을 위해 술을 마실 것을 계속 강요했다.
소송에 참여한 또 다른 여경은 함정수사 과정에서 마사지숍에 잠입해 '성추행 당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지시를 받았고, 실제로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수사 과정의 비위를 상부에 보고한 여경 중 일부는 갑자기 전근됐고, 또 다른 여경은 연방 법무부에 신고했지만 해고됐다.
기자회견을 연 피해 여경들은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수사 관행을 없애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소된 남성 경찰관들과 해당 경찰서장은 혐의를 부인했다.
앨런 로젠 서장은 "여성 경찰관 중 누구도 이러한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불만을 제기한 적이 없다"면서 "이 소송은 성실하게 일하는 경찰관의 평판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인 빌 오그든은 "여성 경찰관들이 당한 성희롱은 이들의 개인적, 직업적 삶을 파괴했다"면서 "이들은 경찰관으로 대우받지 못했다. 사물로 취급됐다"고 전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