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독도 표기가 더욱 논란이 일고 있다.
시작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발언이었다. 정 전 총리는 26일 오후 일본 정부를 향해 "일본올림픽 지도에 표기한 독도를 삭제하라"며 "일본이 끝까지 거부한다면 '올림픽 불참'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독도는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40년 통한의 역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역사의 땅"이라며 "21세기 동북아 평화와 번영, 나아가 세계 평화를 향한 일본의 결단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과거 독도 관련 연설을 소개했다. 외교부도 정 전 총리의 발언에 앞서 독도 표기를 없애라고 요구했지만 일본은 거부했다.
현재 일본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는 일본 지도에 독도가 표기돼 있다. 조직위원회 측은 지도를 통해 성화 봉송 루트를 소개한 바 있다. 일본 전국을 도는 루트다. 얼핏 볼 때는
한 정치인의 발언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정세균 전 총리는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만큼 결코 발언의 무게감이 가볍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소식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일본 현지에도 전해졌다.
그러자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28일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고 국제법 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고유의 영토이므로 한국 측 주장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시정 요청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
이어 가토 장관은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영토와 영해, 영공을 단호하게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바탕으로 하겠다"라면서 "동시에 냉정하고 의연하게 다케시마 문제에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한국이 실제로 올림픽에 불참할 가능성 또한 생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가토 장관은 "선수단 파견은 정부가 아닌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와 국가패럴림픽위원회에서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따라서 국내에서 도쿄 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쳐 도쿄 올림픽 참가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독도 표기에 대한 이슈까지 나온 상황이라 부정적인 시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