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도 해야하는 것 아닐까?
세종시에서 시행되던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세종시 특공' 폐지에 대해 논의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또한 "당정청이 세종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 전반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총리는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에 관한 문제가 국민께 큰 실망을 끼쳤다"라면서 "정주 여건이 안정화된 지금 특공이 특혜로 되고 있고, 악용되는 사례도 있다는 국민적 질책을 따갑게 받아들인다. 국민이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세종시 특공'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등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택 공급물량의 50%에 한해 특별공급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수많은 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공무원 등의 이주를 적극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에 대한 맹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0년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특별공급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10년 동안 세종에 공급된 아파트 중 약 26.4%가 공무원 등 이전기관 종사자가 차지했다. 그러면서 세종시는 전국 최고 수준의 주택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고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공무원들 사이에서 개인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특공 제도를 악용하는 일이 빈번했다. 최근 들어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은 세종시 이전 대상 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71억원짜리 유령 청사를 짓고 산하 직원 49명이 아파트 특별 공급을 받았고 한국전력 또한 3개 지역 사업소를 통합해 세종시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특공 자격을 얻었다.
따라서 집값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무주택자와 서민의 입장에서 공무원들의 이런 특혜가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가속화 시켰다. 집값이 안정되기는 커녕 공무원들이 오히려 부동산 시세 차익으로 이득을 얻게 되기 때문.
결국 정부와 여당 등은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특공 폐지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이전기관 특별공급 제도를 이제는 폐지를 검토할 것을 강하게 요청드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특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기관의 특별공급 아파트 환수는 사실상 힘들다는 점은 아쉽다. 정부 측은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 가능한 것은 당연히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뒤늦게 취소하려고 해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은 문제다. 지금 근거를 만들려고 해도 분양 시점보다 나중에 만들어진 법률 조항을 소급 적용하는 것이라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