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는 여당 의원 12명의 명단이 8일 공개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수사가 새 국면을 맞았다.
이들 중 6명은 관련 의혹으로 이미 경찰의 내·수사를 받고 있었다. 명단 공개로 경찰이 불법 의혹을 새로 확인한 나머지 6명에는 우상호 의원과 윤미향 의원이 포함돼 있다.
◇'불법 의혹' 여당 의원 공개된 건 처음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8일 공개한 '법 위반 의혹' 의원 12명은 김주영·김회재·문진석·윤미향(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한정·서영석·임종성(업무상 비밀이용 의혹), 양이원영·오영훈·윤재갑·김수흥·우상호(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다.
이들 중 서영석·임종성·양이원영·윤재갑 의원 등 6명은 이미 경찰의 내·수사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우 의원과 윤 의원 등 6명의 의혹은 이번 명단 공개로 새로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투기 의혹 등으로 국회의원 17명을 내·수사해왔으나 의혹 대상 여당 의원의 명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 차원에서 투기 의혹이 공식화했기 때문에 경찰 내부엔 긴장감도 흐르고 있다.
권익위는 법 위반 소지가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 12명(16건)의 자료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이미 송부한 상태다.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를 총괄하는 국수본에 9~10일 자료가 도착하면 경찰의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 조직인 권익위가 투기 의혹을 공식 확인해준 것과, 언론 보도를 근거로 시민단체가 고발하며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신력과 신뢰도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경찰은 이제껏 시민단체 등의 고발에 "의혹을 더 살필 필요가 있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자료가 국수본에 도착하면 경찰은 수사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윤미향 "집안 사정상 남편 명의 주택 구입"
우상호 의원은 농지법 위반 의혹과 그에 따른 탈당 권유 결정에 "납득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조치를 한 과정을 이해하지만 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억울한 국회의원이 만들어지는 걸 활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농지법 위반 소지 토지는 2013년 6월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묘지용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당시 토지 용도는 밭으로 돼있었는데 포천시에 문의한 결과 묘지 허가를 받는데 수개월이 걸린다고 해서 안내를 받아 가매장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농사를 짓는지에 관한 질문에 "농사를 안 지으면 큰일 나는 걸 알기 때문에 주말이나 국회 일정이 없는 날 수시로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고 해명했다.
명의신탁 의혹을 받는 윤미향 의원은 "시부모님이 시누이 명의의 함양 시골집에 거주했으나 2015년 3월 시아버지 별세 이후 시어머니 홀로 그곳에 살 수 없어 집을 매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후 2017년 6월 시어머니 홀로 거주하실 함양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집안 사정상 남편 명의로 주택을 구입했고 시골집 매각 금액도 거기에 썼다"며 "고령의 시어머니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민주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