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B.1.617.2 또는 델타 변이)가 괴저, 청력상실 등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국내에는 델타 변이 감염자 수가 많지 않다. 그러나 감염력이 강한 데다 국내 지역 감염 사례도 있는 만큼 언제든지 확산될 위험이 있어 우려된다.
지난 8일 미국 블룸버그는 인도 내 코로나19 확산을 이끄는 델타 변이가 가장 전염성이 강할 뿐 아니라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 혈전 발생해 괴저·위장장애 일으켜
인도 현지 의료진의 보고에 따르면 델타 변이 감염자들은 청각 장애, 중증 위장장애 및 괴저로 이어지는 혈전 등의 증상을 겪었다.
인도 뭄바이의 한 심장 전문의는 일부 코로나19 환자에서 혈전으로 일부 조직이 죽어 괴사하는 괴저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는 "작년 내내 3~4건의 사례를 봤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 명씩 보고 있다"며 "환자 2명은 손가락 또는 발을 절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례들은 코로나19 감염자들이 크게 늘면서 관찰 빈도가 늘어난 것 때문일 수도 있지만 과거에 혈액 응고 관련 병력이 없던 여러 연령대의 환자에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그밖에 일부 환자들은 장에 공급되는 혈관에서 혈전이 발생하면서 복통을 겪었으며 청력상실 외에 목 주위가 붓고 심한 편도선염을 앓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델타 변이가 영국발 변이로 알려진 알파 변이보다도 전염력이 50% 더 강하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는 지난 6개월간 약 60개국에 확산됐으며 현재 영국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주 종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오는 21일로 예정됐던 봉쇄조치 완화를 2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 6일 기준 한 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인구가 전체 60.7%에 이른다. 이에 올해 초 하루 5만~6만명 수준이던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5월 초 1000명대까지 크게 감소했으나 델타 변이 감염이 확산되면서 최근 다시 하루 5000명대로 증가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달 30일에서 지난 5일까지 델타 변이 감염 사례는 모두 17건으로 그중 11건이 지역 감염 사례다.
◇델타변이 60개국에 확산…"전 세계 백신 접종률 80% 필요"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유입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적어도 백신 접종률이 80%는 돼야 한다고 전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사태 총괄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이 전염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높은 수준의 예방 접종"이라고 말했다.
다만 80%라는 비율은 데이터가 완전히 명확한 수치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라이언 박사는 "변이 유입으로 2차 감염이 발생하거나 집단발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확실한 것은 80%보다는 높은 수준의 백신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아 반 커코브 WHO 코로나19 기술 책임은 "(바이러스 변이가) 전염성이 증가하고 여러 사회에 섞이고 있는 데다 각국의 공중보건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고르지 않아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