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속인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범죄행위, 학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재산 상속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일명 '구하라법'이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5회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포함, 대통령령안 41건, 일반안건 1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구하라법'은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 등 사유가 있는 상속인에게 다른 법정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 학대 등을 방지하고 시대 변화에 따라 상속에 관한 망인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함이다.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향년 28세로 사망한 후 20여년 간 연락이 닿지 않았던 친모 송씨가 갑자기 나타나 유산 상속을 요구하자 이러한 사례에 대해 상속을 제한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분이 분출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서 '구하라법'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고, 법무부도 지난달 가정의달을 맞아 '구하라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한편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사망자가 공무원인 경우, 양육·부양 책임을 다하지 않은 유족에게 사망 공무원의 퇴직유족급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절차를 정한 '공무원 연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시행령 개정안에는 공무원이 사망할 당시 유족 중 주소가 같았거나 주소가 달랐더라도 사실상 생계를 같이한 경우에만 부양 사실을 인정하도록 기준을 개선하고, 유족인 성년 자녀 및 손자녀의 장해판단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에 대해 병역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병역법이 오는 2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 범위와 선정 기준, 절차 등을 규정한 병역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문화 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 분야 수훈자 중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위선양에 공이 있다고 추천한 자에 대해서는 만 30세까지 입대를 늦출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이같은 내용으로 개정된 병역법은 특히 한류 확산 공로를 인정받아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으로 하여금 입영을 연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BTS법'이라고도 알려졌다.
이외에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일정 기간 담임으로 배정할 수 없도록 개정된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이 오는 2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담임에서 배제하는 징계처분의 사유를 성범죄와 성희롱 등으로 정하고, 징계처분 종류에 따라 배제기간을 구분해서 정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과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안도 이날 통과됐다.
[사진] 방송 캡처,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