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상간녀와 남편의 샴푸냄새가 똑같자, 바로 머리채를 잡았데."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사내 불륜'을 폭로하는 글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 관련자 등의 사진, 신상정보를 폭로하는 글도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폭로 내용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개인정보를 유포할 경우 형법상 명예훼손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적인 내용을 재가공, 재유포한 사람도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공연성' '전파성' 충족되면, 내용 진위여부 상관없이 처벌가능"
형법 제 307조 '명예훼손죄'에 따르면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게시한 내용이 허위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단체 카카오톡방,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같이 여러 사람들이 보고, 이 내용이 퍼질 가능성이 높은 곳에 글 등을 게시하면 '공연성'과 '전파성'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 1 대 1 대화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의도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 역시 명예훼손죄에 해당될 수 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사내 불륜 등은 공익적인 내용, 즉 국민의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적인 내용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게시된 글의 내용이 모두 사실에 부합해야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게시된 내용이 악의적일 경우 민사소송 등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며 "피해 당사자일 경우 경찰에 신고해 추가적인 피해를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최초유포자만 처벌?...법조계 "2차 유포자도 법적 처벌 대상"
상간남녀의 문제 행위를 단체 카카오톡방,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렸을 경우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성립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된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단체 카카오톡 방에 올라온 찌라시(정보지)를 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찌라시를 다른 단체 카카오톡 단체방에 보내는 것(2차 유포)은 형사 처벌 대상"이라며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최초 유포자만 처벌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름, 직장명 등을 이니셜로 표기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다면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며 "당사자의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댓글을 작성하거나, 악의적인 댓글을 남기는 것등은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되므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