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샤넬이 결국 강수를 뒀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샤넬이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최근 샤넬은 7월 1일부터 부티크경험보호정책에 의거해 '판매유보고객'을 설정하고 해당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판매유보고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등재된 사람에게 출입을 제한한다는 것.

최근 샤넬은 이른바 '진상 고객'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샤넬백을 활용한 재테크 등 샤넬백이 인기를 얻자 덩달아 부작용도 생겨난 것. 그래서 일부 샤넬 매장에는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고객이 아니라 리셀러 업자나 중국에서 온 보따리상인 '따이궁'까지 찾아오는 현상이 벌어졌다.

문제는 조용히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 민폐를 끼친다는 것. 실제로 지난 4월에는 한 리셀러가 샤넬 매장에 방문해 원하는 가방이 입고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휴대폰 충전을 빌미로 무려 3시간을 버티는 일이 있었다. 당시 샤넬 매장에서는 경찰에 신고해 이 고객을 처리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경우도 있었다. 한 리셀러는 가방이 입고되길 기다리면서 다른 샤넬백을 산 다음 10원짜리나 100원짜리로 결제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직원들이 붙어 동전을 계산하느라 다른 고객들이 매장 이용을 원활히 할 수 없었다고.

사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있다. 워낙 샤넬백이 비싸게 팔리기 때문. 중고시장에서 샤넬백 새 제품은 정가 그대로 판매되거나 5~10% 가량 더욱 비싸게 팔린다. 리셀러 입장에서는 샤넬백을 구하기만 하면 약 15~20% 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이들이 구하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샤넬의 대응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명품 매장이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추구하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를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 기존에 1인당 구매제한 등 수량 제한 정책은 펴왔지만 블랙리스트는 처음이다. 

샤넬의 이번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샤넬 매장에 입장할 때는 반드시 본인 명의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고 신분증 원본을 지참해야 한다. 기존에 샤넬백을 구매할 때는 본인 명의의 카드만 있어도 됐지만 이제는 신분증까지 지참하도록 해 아르바이트생 등을 활용한 대리구매가 금지됐다.

샤넬이 만든 '판매유보고객'의 기준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장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반복 구매 횟수가 과도한 경우, 또는 환불 횟수가 일정 기준 이상인 사람 등이 판매유보고객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 샤넬 측은 이에 대해 "기준은 내부 기준으로 외부 공개는 어렵다"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