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천국' 일본에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미라이토와와 소메이티는 올림픽 개최 4일만에 찬밥 신세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폭염 여파로 대중에 노출될 기회가 줄어든 가운데 기억하기 어려운 이름과 낯선 이미지는 이목을 끌기 역부족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기준 미라이토와 공식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약 1만1200명이다. 계정 관리자는 2019년 7월 운영을 시작해 개막식 열흘 전 매일 한 개 이상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반면 고치(高知)현 스사키(須崎) 마스코트인 아기수달 '치탄' 팔로워수는 89만9000명에 달한다.
NYT는 이 같은 두 마스코트의 비인기 요인으로 이름을 꼽았다. 미라이토와는 미래(미라이)와 영원(토와)의 합성어로 영원한 미래를 뜻한다. 소메이티는 벚꽃 종류인 '소메이요시노'와 '아주 강력한'이란 뜻의 영문 '소 마이티(so mighty)'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배심원단이 작명에 참여했다.
10세 딸과 도쿄 소재 올림픽 기념품을 찾은 나카무리 히로유키는 NYT에 "부모 입장에서 무수히 등장하는 캐릭터 이름들을 다 외우긴 쉽지 않다"며 "특히 이번 올림픽 마스코트 이름은 기억하기 어렵지 않냐"고 말했다.
일본 홍보용 캐릭터(유루캬라) 전문 웹사이트 몬도마스코트 운영자 크리스 칼리어도 "마스코트 이름이 입에 착 달라붙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칼리어는 또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구마모토(熊本)현의 구마몬 등 대부분 유루캬라들은 투박하고 육중한 모습인데 반해 두 마스코트는 너무 날렵하고 운동선수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주용 깃발을 연상케 하는 마스코트 몸통의 격자무늬는 실제 경기장 배경과 육안 구분을 어렵게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018년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마스코트를 포함한 올림픽 상징물의 상표 라이선스로 약 1억2600만달러(약 1455억원) 수익을 창출하리라 예측했다. 지난주 발표에서도 이 같은 견적은 바뀌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사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