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국가대표팀 두 명의 선수가 시상대에 설 때 마오쩌둥 배지를 달고 있던 데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접촉해 이 상황에 대한 보고를 요청했다"면서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클 트랙 여자 스프린트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중국 대표팀의 바오샨주와 중톈스는 전날 메달 수여식에서 마오쩌둥을 상징하는 배지를 차고 시상대에 올랐는데,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IOC는 당초 올림픽 헌장 50조에 따라 2020 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정치적 시위 및 의사 표현 행위를 엄격히 제한할 예정이었으나, 동료 선수들을 존중하고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는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재 완화 방침을 지난달 최종 결정한 바 있다.
다만 메달 수여식 때 시상대에서 이뤄지는 정치적 표현에 대해서는 제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IOC는 앞서 미국 포환던지기 은메달리스트 레이븐 손더스가 지난 1일 시상대에 올라 두 팔을 교차해 'X'자를 만든 것과 관련해서도 헌장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흑인 동성애자로 줄곧 동성애와 우울증 관련 견해를 표현해온 손더스는 자신의 행동이 "압박받는 모든 사람이 만나는 교차로를 상징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손더스의 행위가 '인종적, 사회적 정의를 지지하는 평화적 표현'이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을 존중하지 않거나 방해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국내에서 IOC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국제적으로 한·일간 영토 분쟁 중인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데 대해서는 "정치적 의도가 없고 순수한 지형학적 표현"이라는 취지로 넘어가 놓고, 대한체육회의 이순신 장군 문구 인용 현수막은 문제 삼으며 철거를 요청해 편파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IOC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단체가 낸 '선수·관계자 묵념 권고'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IOC의 올림픽 헌장 50조 관련 '고무줄' 적용 태도는 수차례 도마에 올랐다. IOC는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육상 금·동메달리스트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흑인 저항운동을 지지하며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들어 올린 것을 정치적 행위로 간주하고 중징계한 바 있다.
또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한국 대표팀 소속 박종우가 일본을 2대 0으로 꺾어 동메달이 확정된 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종이를 흔들며 세리머니를 하자, 징계를 내렸다.
[사진] 방송 캡처,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