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저녁 6시 이후 사적모임 2인 제한' 규정을 제외하는 인센티브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전문가들은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다음주 월요일(23일)부터 실시될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지금의 거리두기를 앞으로 2주 더 연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 영업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9시로 1시간 단축한다는 발표와 함께 백신접종 진척도를 감안해 오후 6시 이후에는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 4인까지는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지침이 새롭게 나왔다.
일각에서는 관련 규제가 자영업자 매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를 개선함과 동시에 방역을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방역 강화와 완화를 동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업시간과 이용인원을 '딜'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영업자들이 그동안 방역지침을 지켜오면서 피해를 봤으니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천 교수는 백신접종 완료자에게 인원제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돌파감염 우려는 있지만 크게 문제 될 거 같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젊은 층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어서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새 거리두기 지침에 재택근무 강화, 단체시설 내 코로나 검사 확대 등을 바랐는데 이전과 별다를 게 없어 아쉽다"고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방역 차원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 교수는 "이런 미세조정은 대단한 효과나 변화보다는 방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를 방역 완화 신호로 받아들여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상황이 좋아져서 푼다기보다는 강도 높은 조치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조정하는 거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도 "2차 접종 완료자가 21% 정도이고, 대부분 노인이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영업시간을 1시간 줄이면 오히려 사람이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방역당국이 식당, 술집, 노래방 등에서 얼마나 감염이 되는지 따져보고, 말로만 고위험시설·개별감염사례를 들지 말아야 한다"며 "그동안 얼마나 피해가 있어서 이런 조치를 하는지, 1시간 영업을 줄이면 얼마나 방역 효과가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조치는 정부가 내놓을 만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거리두기 조치는 언제까지 하는지, 백신은 언제 다 맞을 수 있는지 등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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