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연이다.
'데이트 폭력으로 가족이 사망했다'라는 사연을 지하철 객실 안내방송으로 호소했던 지하철 기관사가 현재는 업무에서 배제된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이같은 방송을 했던 기관사 A씨를 방송 다음날 업무에서 배제했다.
그의 사연은 지난달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갑작스럽게 지하철 객실 방송이 많은 화제였다. 당시 A씨는 "가족이 얼마 전 데이트 폭력으로 사망했다"라면서 "국민청원을 올렸으니 관심을 부탁 드린다. 이런 안내 방송이 불편하시겠지만 이렇게 밖에 알릴 방법이 없다"라고 호소했다.
이 방송은 삽시간에 퍼져 A씨가 올린 국민청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A씨는 마포구 데이트 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B씨의 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이 데이트 폭력 사건은 지난 7월 25일 벌어졌다. 당시 B씨는 서울시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쳤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의 엄마가 B씨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남자친구에 대한 신상 공개와 구속 수사를 촉구한 것.
다행히 이 국민청원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글이 올라오고 방송이 나온 직후 네티즌들이 적극적으로 국민청원에 동의한 것. 결국 청원 인원 50만 명을 돌파하는데 성공했고 문제의 남자친구도 구속됐다. 하지만 이 방송을 했던 기관사는 오히려 업무에서 배제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남자친구에 대한 판결은 나오지 않았다. 그는 한 차례 구속 영장이 기각된 이후 지난 9월 15일 상해 치사 혐의로 구속된 상황. 6일 부로 구속기간이 만료되면서 재판에 넘겨지고 이에 대한 판결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A씨가 방송에서 본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방송했다는 이유로 운전 업무에서 제외한 상황. 현재 A씨는 사내에서 업무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교통공사는 A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연과는 별개다"라면서 "업무를 하면서 규정 상 그렇게 하면 안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