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황당한 이야기다.

멕시코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불닭볶음면이 제품 회수 조치를 당했다. 최근 매체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소비자보호청은 33개의 인스턴트 면 제품들에 대한 품질 조사를 시행했다. 그 중에서 9개 제조사의 12개 제품을 시장에서 회수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수량은 약 13만 개다.

특히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삼양이 제조해 판매하고 있는 치즈 불닭볶음면이다. 멕시코는 이 치즈 불닭볶음면에 문제를 삼았다. 심지어 리카르도 세필드 소비자보호청장은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 치즈 불닭볶음면을 콕 집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소비자보호청장이 언급한 것은 불닭볶음면이라는 표기 때문이다. 치즈 불닭볶음면은 멕시코 현지에서 스페인어 표기로 판매되고 있다. 스페인어로는 매운 치즈맛 닭고기 라면이라고 되어 있다. 소비자보호청은 이 제품이 표기된 성분에 '가공 닭고기맛 분말'과 '가공 닭고기맛'만 함유돼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불닭볶음면에는 '닭'이라는 표기가 들어가 있는데 정작 닭고기 라면에 닭고기가 없다는 것. 닭고기맛만 첨가된 것을 멕시코에서는 문제로 삼고 있다. 소비자보호청장은 "닭고기의 흔적조차 없다. 닭고기에 입을 맞춘 것보다 함유량이 적다"라면서 이를 기만광고라고 강조했다.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으로 인해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멕시코에서도 마찬가지다. 불닭볶음면 특유의 매운 맛은 멕시코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이를 맛보는 유튜브 콘텐츠도 여럿 있을 정도.

실제로 세계적으로 불닭볶음면은 이 제품을 활용한 매운맛 챌린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30억 개나 팔렸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이는 전 세계 10명 중 4명이 불닭볶음면을 먹어봤다는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불닭볶음면이 회수 조치가 됐다는 것은 아쉬운 상황.

물론 불닭볶음면 뿐만 아니라 수출용 제품인 오뚜기라면 닭고기맛도 회수 대상이 됐다. 이 제품은 '닭고기맛'으로 표기했기 때문에 닭고기에 대한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포장 이미지에 당근이 있으면서 실제로 없다는 점이 위반사항으로 지적됐다. 신라면도 영양 정보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다는 것이 지적됐다.

일단 불닭볶음면은 회수 처리가 된 다음 표기 개선 등을 거쳐서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깐깐한 검증에 한국산 라면들이 잠시 주춤하게 되는 상황이지만 인기가 있는 만큼 다시 회복하는데는 큰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