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고속철도 승무원의 구시대적인 복장 규정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12일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코레일 서비스 매뉴얼'에 따르면, 코레일은 열차 객실 승무원에게 '용모 및 옷차림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여성 승무원은 △색이 밝은 염색, 웨이브가 강한 머리 모양은 하지 않을 것 △립스틱은 연한 핑크, 오렌지 계열 색상을 사용할 것 △성하(盛夏)복 착용 시 반드시 속옷을 착용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귀걸이는 귓불을 완전히 덮지 않는 지름 1㎝ 미만의 부착형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남성 승무원의 경우에는 △헤어제품을 이용해 깔끔한 느낌을 줄 것 △손톱 끝 흰 부분은 1.5㎜ 미만 길이를 유지할 것 △담배, 핸드폰, 열쇠 등 (을 사원복 주머니에 넣어) 사원복 원형이 변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등을 규정했다.
김 의원은 "화장이 고객 편의와 관련이 있냐"며 "코레일의 여성 승무원 용모 관련 규정이 업무의 본질과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정함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머리 모양을 비롯해 화장품의 종류나 손톱의 길이, 액세서리의 모양과 크기, 속옷 착용까지 명문화해 적용하는 것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과도한 제약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그 기준 또한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국정감사에서 비슷한 지적이 이어질 때마다 코레일은 개선을 약속했으나 나아진 게 없는 상황이다. 이런 규정들은 지금 시대의 관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의원은 서비스 담당은 여성 캐릭터(아로)를 사용하고 팀장(키로)과 기관사(뭉클)는 남성 캐릭터로 사용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코레일 홍보영상 역시 성역할을 고착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코레일은 15년 전인 2006년에도 승무원 남녀 분리 채용 등으로 인해 인권위로부터 성차별적 고용 구조를 개선하라고 권고받은 바 있다"며 "승무원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고객 안전 업무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왕국 한국철도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채용은 현재는 남녀구분 없이 하고 있다"며 "지적하신 부분을 포함해 불합리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사진] 코레일,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