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자를 베낀 것으로 알려진 국내 과자를 두고 중국 업체가 우리나라 초코파이와 비슷한 제품으로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태를 비판할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미투 제품' 이슈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2017년 오리온에서 출시한 ‘꼬북칩’이라는 과자와 일본 제과업체인 야마자키 비스킷에서 출시한 ‘에아리아루(Aerial)’가 포장디자인과 상품명은 다르지만 내용물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오리온측은 안 의원을 통해 "2017년 해당 제품 출시 당시 8년을 매달린 끝에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두 제품이 외양은 물론 맛까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리온에서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힌 8년 전은 에아리아루(Aerial)가 처음 제품을 출시한 2009년과 같은 해라는 점에서 의혹이 남는다.
중국에서는 베끼기 제품이 원조격인 우리나라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다리식품에서 만든 초코파이는 비슷한 외관에 높은 가성비와 스타 마케팅을 내세우며 초코파이의 원조격인 오리온의 발목을 잡았다.
베끼기 식품은 국가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안 의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체에서 오랜 시간 개발 과정을 거쳐 출시한 수박을 이용한 초코파이의 경우, 대형식품업체인 해태제과에서 인기상품인 오예스의 이름을 활용해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며 중소기업 제품을 사실상 고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우리 정부와 aT,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뿐만 아니라 식품업계가 미투 식품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 제도 마련이 어렵다면 연구용역이라도 진행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대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우리 식품기업이 제품을 수출했을 때, 외국 미투제품에 피해를 입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안 새겠냐는 말처럼 우리 식품이 전세계 어디에서나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우리 내부 규정 정비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오리온,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