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미국 설득 작업에 외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미중 간 군사적 긴장감이 깊어지면서 종전선언 설득이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대 싱크탱크 남중국해전략태세감시계획(SCSPI)은 지난 15일 트위터 계정에 미군 구축함과 캐나다군 호위함이 대만해협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 중인 모습이 인공위성으로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장교 출신인 해군 전문가 왕윈페이는 16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타국에게 대만해협에 전함을 보내도록 한 것은 중국의 해상력과 공군력을 (독자적으로) 억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캐나다 함정이 대만해협을 지나갈 때 중국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켰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대만 ADIZ에 군용기 150대를 투입해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중국의 일련의 행보에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최근 중국과 군사적 긴장감이 4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중국이 2025년 전면적인 침략을 감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무력증강 행보도 주목된다는 평가다.
최근 중국이 대만과 인접한 푸젠성 공군기지의 방공부지, 격납고와 활주로, 에어프런벙커 등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되는가 하면, 지난 8월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보 소식통을 인용,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 소식을 전하며 "미사일은 목표물에서 20마일(약 32㎞) 정도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면서도 관련 기술이 이전보다 훨씬 발전해 미 정보 당국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전했다.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5배 빠르며, 기존 미사일 방어(MD) 체계로는 요격이 사실상 불가능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중간 극도의 긴장감 고조는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이번 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 등을 계기로 종전선언 추진에 대한 동력 확보에 힘을 쏟으려 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않다는 관측이다.
또한 커져만 가는 '중국 리스크'에 미국 측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조건 없는 대화' '대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며 상황관리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은 군사력 증강, 대만에 대한 압박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내적으로는 민족주의적 성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라며 "동시에 군사적 실험과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이고 미중 간 긴장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그러면서 "이는 종전선언 추진이 더욱 난관이 예상되는 대목"이라며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일 뿐이고 주한미군 철수 등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중국의 생각이 같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도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데 종전선언 등으로 중국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