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조문에 대한 5.18 단체들의 생각은 어떨까?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지병 악화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는 1979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켰고,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차별 진압하는 데 개입했다. 하지만 이후 자식들이 사과를 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이 서거할 경우 현직 대통령이 조문하는 것이 관례다. 지금까지도 그래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빈소에 방문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의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곧바로 빈소 조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과오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다음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무력 진압을 이끈 핵심적인 인물이다. 이로 인해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물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 사과를 하기도 했다. 그의 아들 재헌씨는 지난 2019년 8월23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기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한 국립 5·18민주묘지에 노태우 전 대통령 이름의 조화를 헌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버님의 입장과 뜻을 어느 정도 이해한 상태에서 온 것이다. 아버님이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대신 헌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행동이 아버지의 뜻과 결을 같이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5.18 관련 시민단체의 생각은 어떨까?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조문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5.18 기념재단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과 달리 생전에 간접적으로 5.18 관련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하는 등 행보가 달랐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김동수기념사업회 측도 "노태우 대통령이 그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그의 아들이 지속적으로 광주에 와서 사과도 했다"라면서 "지금까지 해온 여러가지를 본다면 전두환과 결이 다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문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 꾸준히 사과를 한 덕분에 이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평소에 남기신 말씀을 전해드린다"라면서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과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