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10월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공급망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1일 오후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관련 질문을 받고 "지금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굉장히 위축됐다가 경기가 회복이 막 시작되는 단계에서 공급망의 수급난이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급망 관련 정상회의에서 "우리 공급망이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고, 노동자의 존엄성과 목소리를 지원하고, 우리의 기후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강제 노동' 등 단어를 사용해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로 미루어 박 수석이 미중 갈등 등 정치적 상황이나 의도와는 거리를 두고 국제사회의 연대·협력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한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모처럼 코로나를 극복하고 회복되는 경기 회복에 아마 찬물을 끼얹는 중대한 아마 장애 요소가 될 건데 우리가 여기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도 그런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계 여러 나라들이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코로나로 인한 경기 회복이 굉장히 어려워 참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수석은 또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G20 정상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지금은 굳이 정상회담을 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평화 프로세스에 많은 진전이 있다고 얘기한 것은 실무진의 대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가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에서의 교황 방북 요청이 남북간 '물밑대화'를 통해 북한의 의사를 확인하고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에 "물밑 접촉 결과가 밖으로 나오면 물밑접촉이 아니다"며 "교황청이 이탈리아에 있는 북한 대사관을 접촉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전날 유흥식 대주교의 전날 발언을 언급했다. 박 수석은 "여러 단위에서 물밑으로 접촉하는건 사실로 보이고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도 문 대통령과 교황 면담에 대해 "교황의 한반도 평화, 방북에 대한 의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같은 날 한미 정상이 교황과 순차적으로 면담을 가진 점을 언급하며 "교황을 중심으로 양국의 관심사인 한반도 평화 문제가 (다뤄지면서) 직접 정상회담은 아니지만 간접 정상회담의 효과를 가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북한과 바티간, 양국의 외교관계에 직접 개입할 수 없는 것은 상식"이라며 "이번 만남을 통해 북한에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은 이와 관련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교황청 보도자료에 방북 관련 언급이 없었다는 일부 언론 지적에는 유감을 표했다.
그는 "평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고 방북 의사를 여전히 갖고 있다고 강력하게 뜻을 밝힌 교황과의 면담은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문제를 환기시키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라며 "그러면 교황님께서 하지도 않은 말씀을 청와대가 브리핑했다는 것인가. 참 이해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 1면에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난 기사를 쓰고 대통령이 다자외교하는 것은 3면에 조그맣게 썼다"며 "마치 대통령의 다자외교 성과가 없기를 바라는 듯한 국내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