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결정되면서 20대 대선을 향한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뛰어들어 '4자 대결'로 출발하게 된 가운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정체 내지는 하락,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강세가 눈에 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 1~3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4자 대결에서 이재명(30%), 윤석열(35%), 심상정(6%), 안철수(7%)로 윤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1위를 차지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주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35%, 윤석열 28%, 심상정 6%, 안철수 8%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주만에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역전당한 모습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재명(31.2%), 윤석열(36.3%), 심상정(4.4%), 안철수(2.4%)로 나타났다. 이 역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앞서는 결과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지난달 29~30일 조사(TBS의뢰)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33.2%로 32.4%의 윤석열 후보에 소폭 앞섰다. 안철수 후보는 2.5%, 심상정 후보는 2.3%였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19~21일 4자 대결 조사에서는 이재명 34%, 윤석열 31%, 심상정 7%, 안철수 9%로 조사됐었다.
대체로 최근 들어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체 또는 하락한 반면 윤석열 후보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2~4일 실시)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한달 전보다 1%p 오른 26%를 기록했고, 윤석열 후보는 같은 기간 4%p나 오른 24%로 기세를 올렸다.
국민의힘이 경선 막바지로 가면서 유권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보수 진영 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후보는 후보로 확정(10월10일)된 이후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갤럽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음에도 전월 대비 선호도 상승폭이 미미한 점은 새로운 과제"라고 짚었다.
이 후보가 후보 확정 이후에도 '무효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현안 돌출 언행으로 일부 지지층 이탈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후보 선출에 따른 컨벤션 효과로 당분간 보수 진영 결집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국민의힘 경선에서 당원 투표율이 63.8%로 선거인단 방식이 도입된 이래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하며 흥행했고 신규 당원 또한 약 11만명 정도가 들어오면서 더 이상 보수임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신보수 세력'이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이번 경선에서는 신보수 세력이 전면 등장했고 보수로의 일종의 '전입신고'가 시작됐다고 본다"며 "보수계열 유권자와 중도층 중 보수색채가 강한 유권자에게 일종의 메시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경선"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진표가 완성된 현재 시점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악조건이라는 평이 대체적이다.
보수진영 결집에 더해 홍준표 후보에게 몰렸던 2030세대의 향방에 따라 윤 후보가 추가 지지율 상승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는 2030세대 지지율을 흡수해 크게는 40% 이상 치고 나갈 수도 있다"며 "이에 반해 (4자 대결에서) 이 후보는 30% 지지율에 갇혀 있고 민주당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