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은 도대체 무슨 역할인 걸까.
한 일가족이 흉기로 피해를 입고 있는 동안 여경이 부실 대응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시 피해 현장에 있었던 여경은 범행을 보고도 대치하거나 이를 막지 않고 오히려 현장을 이탈했다는 주장이 등장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에 시작됐다. 당시 112에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을 이유로 40대 남성 A씨가 난동을 피우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이 신고를 받고 여성 경찰관 한 명과 남성 경찰관 한 명을 사건이 벌어진 빌라 현장으로 투입했다.
당시 A씨는 실제로 한 일가족을 상대로 난동을 피우고 있었다.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들은 일단 A씨와 피해 가족을 분리했다. A씨는 4층 집에 두고 피해 가족의 엄마와 딸은 3층 집에 머무르게 했고 피해 가족의 아빠는 1층에 데려가 각각 경찰에게 상황 설명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또다른 사건이 터졌다. 4층 집으로 돌아갔던 A씨가 갑자기 흉기를 들고 3층 집으로 내려온 것. 이 3층 집에는 엄마와 딸이 있었다. A씨는 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비명 소리가 들리자 1층에 있던 아빠는 3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하지만 이미 가족의 엄마는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다.
당시 집으로 달려간 아빠는 "혼자 올라갔더니 아내 목에서 분수처럼 피가 솟고 있었고 딸은 엄마를 살리겠다며 흉기를 든 A씨의 손을 잡고 대치 중이었다"라면서 "손에 잡히는 대로 A씨를 내리쳤고 그가 기절하자 그제서야 경찰관이 와서 수갑을 채웠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논란이 된 것은 여경의 대처다. 해당 가족의 아빠는 여경이 A씨의 범행을 보고도 대치하거나 제지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비명을 듣고 올라가는데 1∼2층 사이에서 여경이 소리를 지르며 지나쳐 갔다"라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경찰관은 현장에 출동할 때 총기와 테이저건, 삼단봉을 소지하지만 여경은 그저 도망갔을 뿐이라고.
당시 경찰관은 공동현관문이 잠기는 바람에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고 설명했지만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들 수 없었다. 이들의 늑장 대응으로 피해 가족의 엄마는 목에 흉기를 찔려 의식을 잃었고 아빠와 딸은 얼굴과 오른손을 흉기에 다쳤다. 결국 인천경찰청은 공식 사과에 나섰고 피해자 지원과 직원 징계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