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가슴 아픈 이야기다.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 여성이 자신의 군 생활 동안 겪었던 아픈 기억을 털어놓았다. 북한 여군 출신인 제니퍼 김은 얼마 전 미국 워싱턴의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 6년 동안 군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된 경험담을 밝혔다.
김씨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군 생활을 하던 23세 때 부대 내에서 성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당시 부대의 정치 군관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 이후 그는 더욱 큰 시련을 겪어야 했다. 김씨는 낙태 수술을 받았다. 이는 강제로 이뤄진 수술이었고 심지어 마취도 하지 않은 채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정치 군관은 조선노동당 입당 결정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그런 사람의 요구를 거부했을 때 나의 미래가 송두리째 날아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 때 당한 성폭행과 그 후 강제로 당한 낙태 수술은 여전히 김씨에게 상처로 남아있다. 김씨는 "그 때의 상처와 고통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다"라면서 "당시의 경험은 정신적으로만 힘든 것이 아니다. 나는 현재 임신할 수 없는 몸이다. 좋은 결혼 생활을 하기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런 북한 내에서의 성폭력은 만연하다고. 김씨는 "북한 여군에 대한 가장 심각한 인권 침해는 성폭행 범죄다"라면서 "내 경험이 비추어봤을 때 거의 70% 가량의 여군이 성폭행이나 성희롱의 피해자다. 나 또한 북한 여군에 있으면서 성폭행 피해자였다"라고 증언했다.
물론 북한에서는 성폭력에 대한 처벌 규정이 있다. 상관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 발생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되고 상황이 엄중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하지만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관리들의 부패와 가부장적 문화 때문에 처벌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한다.
영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 박지현도 이런 증언을 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월 유엔 여성기구 영국 국가위원회가 개최한 '젠더 기반 폭력 추방을 위한 16일의 캠페인' 발대식에서 북한 여성들이 겪는 폭력 피해를 증언하기도 했고 영국 여성단체전국연맹 홈페이지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글에서 박지현은 "김씨 남성 왕조의 통치 하에 북한 여성은 권리가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은 성폭력 문제에서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더욱 욕을 먹는 사회다. 남자가 여자에게 범죄를 저질러도 그를 처벌할 수가 없다. 아주 심각한 사회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