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질 것 같다.
청와대에서 '아빠 찬스'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조금 황당한 면도 있다. 20일 MBC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30대 아들이 취업 준비를 하면서 기업의 입사 지원서에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진국 수석의 아들 A씨는 올해 취업하기 위해 여러 개의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문제는 입사지원서에 적은 내용들이다. 보통 고위직 공무원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지위에 대해서 잘 밝히지 않는 것과 달리 A씨는 이력서에 대놓고 "아버지가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A씨의 이력서 중 하나는 이른바 아버지에 대한 '셀프 홍보' 같은 면도 있었다. A씨가 한 컨설팅회사에 제출한 입사지원서에는 '성장 과정'에 대한 부분을 적게 돼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진술하는 것 대신에 "아버지가 김진국 민정수석입니다"라고 적었다.
게다가 이 이력서를 살펴보면 '학창 시절'에 대한 부분도 적어야 했다. 하지만 A씨는 엉뚱하게 여기에다가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고 썼고 '성격의 장단점' 부분에는 "내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키워드리겠다"라고 적었다. 대부분 김진국 수석에 대한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A씨는 '경력사항' 부분에 "한 번 믿어보시라. 나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라고 적었고 "내가 이곳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도 썼다. 해당 지원서에는 희망 연봉으로 3,500~4,000만원 수준을 원한다고 적었다. 본인의 입사지원서에 아버지 이야기만 한 셈.
A씨는 MBC에 해명을 하면서 "너무 취직을 하고 싶어서 그랬다"라고 밝혔다. A씨는 다른 기업에도 이와 같은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학력 위조도 있었다. A씨는 2018년 3월 용인대를 졸업했다고 했지만 조사한 결과 중도에 자퇴하면서 졸업하지 않았다.
김진국 수석은 해당 내용을 인정하면서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A씨의 사건에 김진국 수석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빠 찬스'라고 규정짓기는 어렵지만 논란이 될 만한 상황.
게다가 최근 공정이 화두인 가운데 청와대 핵심 참모 중 한 명이 자식의 취업 부분에서 논란이 인다는 것은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큰 리스크일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