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가 초반 전개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한다며, 5회를 한 주 앞당겨 편성한다고 밝혔다.
JTBC 측은 23일 "'설강화'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방송 드라마의 특성상 한 번에 모든 서사를 공개 할 수 없기 때문에 초반 전개에서 오해가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시청자분들의 우려를 덜어드리고자 방송을 예정보다 앞당겨 특별 편성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JTBC 측은 "24일(금)부터 26일(일) 3일간 방송되는 '설강화' 3회에서 5회까지에서는 남파 공작원인 수호(정해인 분)가 남한에 나타난 배경과 부당한 권력의 실체가 벗겨지며 초반 설정과의 개연성이 드러나게 된다"라며 "극 중 안기부는 남파 공작원을 남한으로 불러들이는 주체임이 밝혀지고, 본격적으로 남북한 수뇌부가 각각 권력과 돈을 목적으로 야합하는 내용이 시작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이들이 비밀리에 펼치는 작전에 휘말리는 청춘들의 이야기도 전개된다"라고 덧붙였다.
JTBC 측은 그러면서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존중한다"라며 "시청자분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시청자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실시간 대화창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특별 편성 역시 시청자분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보내주시는 의견을 경청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설강화'의 특별 편성에 따라 기존 금요일 오후 10시30분에 방송되던 '해방타운'은 오는 25일 6시5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지난 18일 처음 방송된 JTBC 드라마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정해인 분)와 위기 속에서 그를 감추고 치료해준 여대생 영로(지수 분)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 작품은 지난 3월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되면서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남자 주인공이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된 점, 다른 남자 주인공이 안기부 팀장이지만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로 묘사된 점 등을 지적하며 역사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에 당시 JTBC 측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며 "현재의 논란은 유출된 미완성 시놉시스와 캐릭터 소개 글 일부의 조합으로 구성된 단편적인 정보에서 비롯됐고, 파편화된 정보에 의혹이 더해져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로 포장되고 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첫 방송에서 남자 주인공 수호가 남파 간첩으로 설정된 점 때문에 논란은 더욱 거세졌고, 첫 회가 방영된 다음날인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이외 관련, JTBC는 21일 공식입장을 통해 "'설강화'의 극중 배경과 주요 사건의 모티브는 군부정권 시절의 대선 정국이고, 이 배경에서 기득권 세력이 권력 유지를 위해 북한정권과 야합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설강화'는 권력자들에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강화'에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는 간첩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남녀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지난 1, 2회에도 등장하지 않았고 이후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부당한 권력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억압받는 비정상적인 시대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작진의 의도가 담겨 있다"라고 했다.
[사진]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