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30대가 터널을 역주행 하다가 반대편 모녀가 각각 몰던 차량을 차례로 들이받아 딸이 숨진 가운데, 가족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2일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1시45분쯤 K7을 몰던 A씨(33)가 경남 거제시 아주동 아주신협 인근 삼거리를 지나 양정터널을 약 2㎞ 역주행했다.
이후 마주오던 엑센트와 제네시스를 차례로 들이받았다.
두 차량은 모녀가 각각 몰던 차량으로, 20대 중반의 딸은 엑센트를, 40대 중반의 어머니는 제네시스를 운전 중이었다.
사고와 관련해 유족은 "사촌이 사망한 뒤 이모는 2차 충격으로 지난 20일 입원을 했다"며 "딸이 앞에서 사고 나는 장면을 그대로 목격한 어머니의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신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족에 따르면 B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메이크업 분야 일을 하다가 코로나19로 어머니의 가게 사정이 어려워지자 고향으로 내려와 가게를 도왔다.
그날도 딸은 어머니의 가게를 도왔고, 모녀는 가게를 마치고 각자 차량으로 귀가하던 중이었으나 갑작스런 사고로 화를 당했다.
유족은 "무뚝뚝했지만 자라면서 말썽 한 번 피운 적 없는 착한 외동 딸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이날 결과가 나왔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으로 확인된다.
경찰은 부상을 입은 A씨 건강이 호전되면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속 70~80㎞로 달린다면 1초 순간에 24~25m를 간다. 터널이라도 역주행 차량을 인지했을 때 대응하기 늦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터널의 규정 속도는 시속 70㎞로, 사고 차량의 과속 여부도 확인 중에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