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곳곳에서 역대 최다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13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1만 5032명에 달한다.
이날 전국에서는 1만 45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지친 시민들의 방역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당, 카페 등 영업시간 오후 9시까지 제한 등 강화된 현행 방역수칙으로 시민들의 이동량은 현저히 감소했지만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순된 현실과 관련이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직장인 성모씨(32)는 "강제적으로 이동량을 줄였는데도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면서 "접종완료자 돌파감염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데, 이쯤되면 코로나에 걸리는 것은 운7·기3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씨(36)는 "주변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고만 말할 뿐, 별다른 긴장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솔직히 남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방역수칙으로 제한된 오후 9시 이후에도 일부 시민들은 편의점 등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된다.
일각에서는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때가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더 높았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또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거듭나며 긴장감 완화를 더하고 있다. 델타변이보다 치명률이 낮은 만큼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노래방 등 영업제한 대상이 된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대전시청 앞에서 노래방 업주 70여 명이 모여 영업정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 노래방 업주는 "설 대목을 앞두고 영업정지가 이어져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차라리 죽여달라"고 울부짖기도 했다.
이들은 27일에도 영업시간 연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방역에 대한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료계 관계자는 "최근 이동량 자체는 감소했다고 하지만 개인간의 접촉이 그다지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방역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며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군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 시 위험부담이 높은만큼 이럴 때일수록 보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