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연휴가 시작되면서 직장인들은 모처럼의 휴식에 기뻐하지만 양가 어른들을 챙겨야 하는 기혼자들, 취직이나 결혼을 못한 미혼자들은 마냥 기쁘지가 않다. 바로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귀향을 자제하면서 명절스트레스가 덜했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보다 고향을 찾는 인구가 늘면서 그만큼 스트레스 상황을 겪을 가능성도 커졌다.
명절증후군은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 또는 육체적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명절이 되면 미혼 남녀일 경우 결혼, 취업을 못한 젊은이일 경우 취업 관련해 질문과 걱정이 집중되고 형제간의 갈등, 결혼한 부부들은 고부갈등, 장서갈등이 극대화된다. 장시간의 귀향 과정, 가사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도 스트레스에 한몫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평소 성차별적 대우와 시댁과 친정과의 차별 등으로 울분이 많은 상태면 화병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화병의 경우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화가 나더라도 잘 표현하지 못해 대신 가슴 답답함이나 소화가 안되는 등의 여러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남궁기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스트레스를 참고 견뎌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며 "서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남편이 배우자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거나 설거지, 청소와 같은 가사를 함께 하는 게 좋다. 친척들 앞에서 아내를 흉보는 행동은 최악으로 꼽힌다. 자녀가 학업성적이 안좋거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을 아내 탓으로 돌리는 것도 나쁜 행동이다. 반대로 아내가 남편의 기를 세워주는 것도 필요하고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고려해야 한다.
정현강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이면 해묵은 갈등이 커질 수 있다"며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언행은 하지 않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어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을 하거나 가까운 근교로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명절에는 과도한 노동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이나 허리 디스크가 심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통증과 손가락 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은 손목 앞쪽 피부조직 밑의 뼈와 인대들로 구성된 작은 통로로, 힘줄과 신경이 손 쪽으로 지나가는 이 부위가 압력을 받거나 좁아지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생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집안일 중에는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팔꿈치와 손목에 밴드(보호대)를 착용하고 일하거나 도마와 칼 대신 채칼이나 믹서를 쓰고 행주 대신 키친타월을 사용해 최대한 손목에 무리가 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
허리 디스크 역시 장을 볼 때 무거운 짐을 드는 것을 주의해야 하며 손에 들고 오는 것보다 배낭을 매거나 바퀴달린 손수레에 싣고 오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음식 장만시에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서 앉아 일하며, 한자세로 오래 일하지 않도록 1시간에 1번씩은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라고 권고했다.
[사진]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