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쟁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와 긴장 상태를 유지하던 러시아가 결국 전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간으로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독립을 승인했다. 이곳은 러시아와 친한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곳.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에 평화 유지를 명목으로 해당 지역에 진격할 것을 명령했다.
돈바스 지역은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병합하자 자신들도 독립하겠다고 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곳. 이들은 독립을 선포한 이후 8년 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 2015년 '민스크 협정'을 체결하고 휴전했지만 최근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교전이 다시 시작되기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를 마친 뒤 크렘린궁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 두 공화국이 돈바스 지역에 해당한다. 크렘린궁의 발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서명에 멈추지 않고 해당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진격을 명령했다고.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서명 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TV로 송출된 대국민담화에서 "즉각적으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라면서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조약과 상호원조조약을 비준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평화 유지를 위해 이 지역에 진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돈바스에서 전격적을 벌이려 시도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돈바스 지역 거주지들은 연일 포격을 받고 있고 공격용 무인기를 비롯한 중화기, 미사일, 대포 등이 공격에 동원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명목 상 이들을 지키기 위해 군을 보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러시아는 군대를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는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명목이 생긴 것. 만일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반발해 무력으로 맞대응을 하게 된다면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계속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을 반대해온 미국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조 바이든 정부는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섬영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두 공화국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 행위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초기 단계의 경제제재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또한 "러시아가 자행한 국제협정 위반에 대해 추가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에 대비해 동맹들과 준비하고 있는 혹독한 경제 제재 조치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