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의식한 처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의결했다. 국회는 21일 저녁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에 대해 재석 의원 213명 중 찬성 203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의결했다. 이번에 통과된 추경 예산은 총 16조 9천억원 규모다.

이 추경안은 장기간 계류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제법 빠르게 처리됐다. 지난달 24일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야간 이견이 있었다. 방역지원금 규모를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를 했던 것. 하지만 여야 협상이 본회의 직전에 타결되면서 여야 합의로 추경안이 빠르게 처리됐다. 본회의 시작 이후 추경안 처리는 불과 11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이날 의결된 추경안은 정부가 제출한 것보다 2조 9천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애당초 정부는 9조 6천억원 규모의 2차 방역지원금과 1조 9천억원의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포함해 1조 5천억원의 방역 지원, 예비비 1조원 등 총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4천억원의 예비비를 감액하고 3조 3천억원을 증액했다.

여기에 국회는 손실보상 보정률을 현행 80%에서 90%로 상향했고 칸막이를 설치한 식당과 카페 등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방역지원금 대상에 간이과세자와 연평균 매출 10~30억원 규모의 숙박업과 음식점 등을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된 예산이 1조 3천억원 가량 늘어났다.

또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법인 택시 및 버스 기사, 문화 예술인 등에도 100만원 가량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여기에 요양 보호사와 장애인 활동 보호사, 아동 돌봄 인력도 추가 지원금을 받을 전망이다.

방역 지원을 들여다보면 국회는 정부의 초안보다 1조 3천억원을 증액했다. 저소득층과 어린이집 영유아 등 취약계층 600만명에게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하기로 했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확진자가 증가하자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도 추가로 확충했다.

확정된 추경안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소기업 등에게 2차 방역지원금으로 1인당 300만원이 지급된다. 이 혜택을 입게 되는 사람들은 총 332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학습지 교사, 캐디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및 프리랜서, 법인 택시와 버스 기사, 저소득 예술인 등에게도 지원금이 추가 지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속전속결 처리는 표를 의식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의 표심을 의식해 속전속결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는 것. 이른바 '돈 뿌리기 경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야는 추경안과 별개로 대선 이후 열리는 다음 임시국회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법을 개정하면 2020년 2월부터 2021년 7월 6일까지 소상공인이 입은 손실도 소급해 보상하고 손실보상에서 제외됐던 여행과 관광 업종, 그리고 공연기획 업종을 대상에서 추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