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에 참여하겠다며 최근 출국한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유튜버 이근씨(예비역 대위)가 7일 우크라이나 현지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및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도착했다"며 "6·25전쟁 당시 세계가 한국을 도왔다. 이젠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돕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특히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 계획과 관련해 외교부가 여권 무효화 등 행정적 제재를 검토 중인 데 대해선 "시간 낭비"라며 "우리 여권을 무효화하는 것보다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나 고민해 보라. 우린 최전방에서 전투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씨는 "(의용군 참여에 앞서) 야간투시경도 계속 요청했으나 수출 허가를 못 받았다"며 "따라서 미국 정부에서 야간투시경을 지원받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 외교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던 지난달 13일부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금지'를 뜻하는 여행경보 4단계(흑색경보)를 발령했다.
1~3단계 여행경보와 달리 4단계는 법적 구속력을 갖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4단계 발령국가에 외교당국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입국하거나 체류할 경우 '여권법' 제26조에 따라 처벌(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받을 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씨는 이번 우크라이나행에 앞서 우리 외교부에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신청하지도 관련 문의를 하지도 않았다.
외교부는 이에 따라 우선 이씨에 대해 여권법 12·13·19조에 따른 행정제재, 즉 △현재 소지 중인 여권에 대한 반납 명령과 △미반납시 소지 여권 무효화 △신규 여권 발급 거부·제한과 같은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씨는 이날 인스타그램 등에 "(우크라이나가) 6·25전쟁 당시 (우릴)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우크라이나는 6·25전쟁 당시 옛 소련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해체 뒤인 1991년에서야 독립했다.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군사역사박물관에 우크라이나인 공군 조종사가 6·25전쟁 당시 미군 소속으로 참전했다는 내용의 전시물이 있다"며 "이씨가 해당 전시물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씨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사람도 미군으로 참전했다"는 글을 올렸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했으며, 이에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한 국제의용군을 모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외교당국은 이씨처럼 우크라이나 의용군 참여를 이유로 출국하는 인원이 늘어날까봐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사진] 이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