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봉쇄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하이에 이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있는 시안시까지 부분 봉쇄됐기 때문이다.
아직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지만,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물류가 중단되면서 원자재 수급 문제는 물론 출고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시안과 허난성 정저우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6~19일 부분봉쇄에 들어갔다.
지린성 창춘시와 산둥성 웨이하이시·더저우시, 광둥성 선전시, 상하이 등에 이은 추가 봉쇄 조치다.
봉쇄 기간 시민들은 이동이 제한되며, 코로나19 전수검사도 진행한다. 초·중·고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부분 봉쇄로 현지 공장 가동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안에는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있어 한국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
현지 공장에서 만드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월 25만장으로,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다.
지난해 12월 22일 시안이 봉쇄됐을 때 삼성전자는 운영 인력들이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설비를 가동하며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이번에는 시안 당국이 생산시설과 사업장에 대한 필수 인력 근무를 예외적으로 허가해 아직까지 운영 문제는 없지만,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물류를 차단하면 원자재 공급이 막히고 제품 출고가 늦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공장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중국 내 컨테이너 수송량은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한 생산활동이 사실상 정지되는 춘절의 절반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도시 내와 도시 간 이동도 지난해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는 상하이 봉쇄로 중국 진출 기업 57%에 물류 차질이 발생했다고 봤다. 이에 애플 맥북의 주요 생산 거점인 콴타 컴퓨터가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삼성전자도 노트북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가 이어질수록 피해가 커진다"며 "생산 차질은 물론 부품 공급과 물류 대란 등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제로-코로나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가능성은 낮다"며 "오는 10월 공산당 대회를 전후로 제로-코로나 정책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