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각종 폭력이 '심각하다' 혹은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5.7%로 5년 전인 2016년(82.1%)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 모두 이전 조사에 비해 여성폭력 문제를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19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92.1%, 남성의 79.3%가 여성폭력에 대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폭력의 심각성 인식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크게 높지만, 남성 역시 80%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면서 절대적 수준에서는 여성폭력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
60세 이상(85%)을 제외하고 여성은 전 연령대에서 '심각하다' 혹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율이 95% 안팎이었다. 남성의 경우 '심각하다'는 응답 비율이 40대 이상에서 80% 이상으로 높았다. 다만 청소년과 20대에서만 70% 미만으로 낮은 편이었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과 20대 남성의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에 대해 "매우 독특한 현상"이라며 "일종의 성평등 정책이나 여성폭력 대책에 대한 반감 같은 것이 일부 반영돼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또 "실제 남성들 사이에서의 폭력도 적지 않다. 실제 폭력 피해자의 관계, 가해자·피해자 관계를 보면 남성들 사이에서 폭력이 실제 폭력,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그런 문제가 실제 이 질문 문항에서 배제된 것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고 덧붙였다.
5년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여성폭력에 대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증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감소했다.
특히 온라인 성범죄, 성적 대상화, 성별 혐오문제가 심화되면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전 연령대에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었다.
온라인상 벌어지는 성적 대상화의 경우, '인터넷 광고에서 성행위나 신체 일부분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심각하다'에 83.2%, '온라인 방송에서의 성희롱, 성차별이 심각하다'에 83.1%가 동의했다.
인터넷 광고에서의 성적 대상화, 온라인방송에서의 성차별, 온라인 방송에서의 성희롱·성차별이 '심각하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6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 여성의 90% 이상, 40대 이상 남성의 80% 이상이 공감했다.
여가부는 "여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은 2016년에도 80% 이상으로 높았다"며 "2018년 이후 광범위하게 확산된 미투운동, 불법촬영물에 대한 청년층의 강력한 문제제기, n번방 사건 등으로 사회적 인식이 더욱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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