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봉쇄 장기화로 국내 기업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상하이, 시안, 정저우 등에 이어 중국의 수도 베이징도 봉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에서도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중국 방역 당국은 베이징 주민 약 1650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핵산(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대상 인원은 베이징 주민 2200만명의 4분의 3 수준이다.
중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시 봉쇄의 범위와 강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베이징 일부 지역에는 이미 봉쇄령이 떨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는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서도 어렵사리 운영 중이던 일부 오프라인 매장 문을 닫아야 했다. 이랜드는 지난 25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봉쇄령이 내려지자 해당 지역 이랜드 매장 10여개 영업을 중단했다.
차오양구의 인구는 베이징 인구(의2200만명) 약 16% 수준인 350만명이다. 베이징 16개 행정구 인구 중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지역이다.
차오양구에 운영 중인 매장 수가 적은 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리지만, 봉쇄령이 베이징 전역으로 번지면 이랜드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받게 될 역풍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봉쇄령이 떨어진 중국 상하이에서는 이랜드가 운영 중인 스파오·미쏘 등의 230여개 매장이 한 달가량 개점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운영하는 상하이 내 50여개 매장도 한 달 째 휴업 중이다. 이달초 중국 베이징에 두부 공장을 준공한 풀무원도 유통 채널인 회원제 매장 '샘스클럽'과 창고형 마트 '허마셴셩'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당초 지난 4일까지로 예정된 봉쇄 조치가 무기한 연장되면서 영업 재개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봉쇄령이 연장될수록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물류가 멈추면서 국내 기업들은 현지 공장 가동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 공장(이니스프리·에뛰드 제품 생산)을 지난달 28일부터 한달째 돌리지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내 제품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던 공장이다. 코스맥스 공장도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농심과 오리온 등 식품업체 상하이 공장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일부 규제를 완화(14일간 확진자 발생하지 않은 지역 일부 이동 허용)하면서 이들 기업은 13일부터 일부 재가동에 나섰지만 가동률은 아직 50~70%에 머물고 있다.
기초체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도산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A사는 상하이 인근에 있는 현지 공장에 주요 부품 공급이 막혀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하이항이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한 부품 운송을 강구하고 있지만 비용이 치솟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B사도 상하이 봉쇄 장기화로 원재료를 운송하지 못해 비상이 걸렸다. B사 관계자는 "중국 상하이를 통해 베트남에 원재료를 보내왔는데 원재료 수급이 원할하지 않아 공장이 결국 멈췄다"고 말했다.
물류에 제동이 걸린건 중국 당국이 화물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역 절차가 까다로워져 수입품 통관에 소요되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재료·부품 수입도 10일 이상 지연돼 국내 또는 동남아 공장에서 조립 공정을 진행하는 업체들도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타격을 받고 있다.
정부는 수·출입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대체 항구 우회 방안, 물류비·물류센터 지원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중국내 5개 해외 BI(상하이·베이징·광저우·시안·충칭)를 통해 현지 수출 중소기업 애로 사항을 접수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를 토대로 국내 기업의 물류 피해 해소를 위해 '물류전용 수출바우처' 지원범위를 중국내 선박회항, 항구계류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기업당 1400만원 한도)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온라인커뮤니티